오정환 MBC 보도본부장 발언
나는 오정환 본부장이 누군지 잘 모른다. 그리고 요즘 시끌벅적한 MBC 사태에도 크게 관심은 없다. 그저 TV는 보면서 웃고 즐길 수 있으면 되고 뉴스야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수단으로만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언론사별로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더라도 '이런 일들이 있었구나' 정도의 소식만 접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집단에서든 내부적으로 소음이 발생하는 건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한다. MBC가 요즘 부쩍 시끄러운데 방송이라는 게 공정성을 가지고 사실만을 알리는 게 주된 의무이긴 하지만 그들끼리 다툰다는 건 누가 '선'이고 악'이든 함께 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 일것이다.
오정환 보도본부장이 선인지 악인지 나는 모른다. 그런데 그가 화재가 되고 있길래 무슨 일인가 잠깐 봤더니 그는 현 MBC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로 그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직원들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날렸기 때문이더라. 방송국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많은 목소리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면 분명히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하튼 화재가 되고 있는 오정환 본부장이 한 말들을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아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현재 MBC는 기자와 피디 등 200여 명이 프로그램 제작을 거부한 상태이다. 그런 이들에게 오정환 본부장이 날린 말은 '그런 압력 따위에는 물러나지 않는다'라고 했는데 그 한마디에서 대단한 의지가 느껴진다. 그러면서 '외부세력과 정치권의 지원 속에서 특정 사람들이 회사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으며 그렇게 하면 자신들이 물러날 줄 아는데 그럴 일은 절대 없다'는 의미이다.
현재 김장겸 사장은 박근혜 정부 때 부임한 사장인데 아무래도 현재와는 다른 정치색이 조금 있나 보다. 아마 오정환 본부장이 말한 외부 정치세력이라 함은 그때와는 다른 현재의 정부 및 여당을 의미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좌파 권력의 광포함'이라는 문장까지 써가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피를 흘려야 할지도 모른다는 과격한 언어까지 썼는데.... 마치 그 문장만 봐서는 현재가 아닌 몇 십 년 전의 발언 같다는 느낌이 드는 건 나만 그런 걸까?
그러면서 예전 일을 하나 회상을 했는데 1988년에 물러난 김영수 사장을 예로 들었다. 김영수 당시 사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구성원들의 반발을 사게 되고 노조원들에 의하여 반강제로 3개월 만에 사퇴를 했던 인물이다. 그러면서 만약 그가 그때 사퇴하지 않았다면 MBC는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하는데 나 같은 일반인은 뭐가 어떻게 달라졌을지는 잘 짐작이 되지 않는다.
여하튼 그렇게 과격한 표현들과 예를 들면서 물러나지 않을 뜻을 이야기하다가 좀 더 섬뜩한 이야기까지 하게 되는데... 자신들은 노조원들에게 끌려나가서 짓밟혀도 목숨만 붙어 있으면 절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도 나는 나름대로 좋게 표현을 하려고 '목숨'이라고 했지만 오정환 본부장의 실제 표현은 '생물학적 생명'이라고 표현을 했다. ㅎㅎ '생물학적 생명이 살아 있는 한'....;; 왠지 섬뜩하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얼마 전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에게는 이사와 이사장의 임명 권한이 있다"라고 말을 했는데 아무래 조만간 시끄러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정부가 직접 나설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을 해본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국민들에게 공정하게 그것들을 전하는 게 방송국의 의무일 텐데 자기들끼리 저리 싸우고 있는 걸 보자니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쪽에는 많은 관심이 없는 사람인 나도 그러는데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많이 짜증 날듯싶다. 여하튼 MBC에서 누가 '선'이고 '악'인지를 떠나서 있는 사실만을 전하며 공정하게 방송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